이민자 삶과 목소리 지킴이, 위기 속 절실한 소수계 언론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대표적인 스페인어 일간지 '라 오피니온'이 지난 16일 창간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1926년 멕시코 독립기념일에 첫 호를 낸 라 오피니온은 대공황과 강제 추방, 반이민 정책 등 격변의 역사 속에서 라틴계 이민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유일한 스페인어 신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라 오피니온은 언어 장벽에 가로막힌 이민자들에게 구직과 주택 임대, 자동차 구매 정보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길잡이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나아가 이민자의 권리와 시민권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서류미비자 공공서비스 제한 조치에 맞서는 등 소수계 권익 신장에 앞장섰으며, 전국히스패닉기자협회는 이를 두고 두려움 속에 살던 이들의 목소리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소수계 언론의 발자취는 미주 한인 언론의 역할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한인 매체들 역시 미국 내 정책과 제도를 한인의 눈높이에서 해설하고 한국과 미국 사회를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해왔으며, 이민 1세대부터 다음 세대에 이르기까지 한인사회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매개체 역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지역 언론의 쇠퇴로 인한 뉴스 사막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소수계 언론도 심각한 생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라 오피니온의 경우 한때 수백 명에 달했던 취재 및 제작 인력이 현재 50여 명 수준으로 크게 감소함에 따라, 종이신문 판형을 줄이고 디지털 및 소셜미디어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대교체와 뉴스 소비 방식의 변화 속에서도 공동체를 잇고 정체성을 수호하는 소수계 언론의 본질적 역할은 여전히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주 중앙일보는 지난 23일 보도를 통해 매체의 형태가 변하더라도 이민자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소수계 언론의 공적 기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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