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쓰이는 간질약, 소아 악성 뇌종양 환자 생존기간 2배 연장 효과 확인

흔히 쓰이는 간질 치료제가 난치성 소아 뇌종양 환자의 생존기간을 크게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미셸 몬제 교수 연구팀은 지난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을 통해 뇌전증 치료제 '레베티라세탐'이 악성 소아 뇌종양인 '미만성 정중선 신경교종(DMG)'의 성장을 억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이 소아 고등급 신경교종 환자 218명의 진료자료를 분석한 결과, 레베티라세탐을 사용한 환자군의 중앙생존기간은 21.6개월로 비사용군의 11.5개월보다 크게 길었습니다. 특히 미만성 정중선 신경교종 환자만 따로 분석했을 때 레베티라세탐 복용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20.96개월로,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9.92개월에 비해 두 배 이상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병원과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환자 자료를 통한 별도 검증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생존기간이 연장되는 이점이 관찰됐습니다. 반면 대뇌반구 고등급 신경교종 환자군에서는 약물 복용 여부에 따른 생존기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이 약물이 미만성 정중선 신경교종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레베티라세탐이 신경세포와 암세포 사이에 형성된 시냅스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약화시켜 종양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환자 유래 종양을 이식한 생쥐 실험에서도 레베티라세탐 투여 시 종양 부담이 감소하고 생존기간이 연장됐으나, 다른 항경련제에서는 동일한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미 임상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을 새로운 치료 용도로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과거 진료 기록을 분석한 후향적 연구인 만큼,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최종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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