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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만에 '북한 간첩' 누명 벗은 교사…법원, 재심서 무죄 선고

The Korea Herald2026년 9월 10일조회 0회

지난 1972년 북한 간첩망 조사 과정에서 억울하게 간첩 누명을 썼던 전직 고등학교 교사가 54년 만에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국가보안법과 옛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고 성기호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던 성 씨는 북한 간첩 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1972년 9월 성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된 데 이어 1973년 4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습니다.

유죄 판결 직후 교직에서 파면된 성 씨는 연금 수급 자격까지 잃었으며, 본인과 가족들 모두 '친북 인사'라는 낙인이 찍힌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성 씨는 생전에 옛 육군보안사령부 수사관들로부터 고문과 위협, 장기 구금을 당해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으나 끝내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고 1994년 56세의 나이로 숨졌습니다.

재심 재판부는 수사 기록에 성 씨가 자발적으로 수사관들과 동행했다고 적혀 있으나, 학교 기록상 이미 그 이전부터 교직에서 배제된 점 등을 토대로 불법 체포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영장 없는 불법 감금 상태에서 작성된 진술서 등은 유죄 증거로 쓸 수 없으며, 이를 제외하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성 씨 사망 이후에도 유족들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 법적 대응을 이어왔으며, 법원이 올해 재심을 결정한 끝에 마침내 무죄 판결을 끌어냈습니다. 검찰 역시 재심 재판 과정에서 최소 닷새 이상의 불법 구금 정황을 인정함에 따라 50여 년 만에 고인의 명예가 공식적으로 회복됐습니다.

핵심 요약

지난 1972년 북한 간첩망 관련 혐의로 억울하게 처벌받았던 전직 고등학교 교사가 54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당시 수사기관의 불법 체포와 감금으로 수집된 증거는 유죄 인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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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The Korea 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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